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난관이 바로 당뇨 외식 상황입니다. 가급적 건강한 음식만 먹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집밥과 달리 자극적인 식당 음식 앞에서 애써 지켜온 혈당 관리 패턴이 무너질까 걱정부터 앞서게 됩니다. 오늘은 회식이나 모임에서도 내 건강을 지키며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노하우를 공유하려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즐기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당뇨인의 진정한 생존 전략이니까요. 꼭 당뇨인이 아니더라도 혈당 관리를 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왜 밖에서 사 먹는 밥이 유독 위험할까요?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 유독 맛있다고 느껴진 적 있으신가요? 우리가 식당에서 먹는 음식들이 맛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설탕, 소금, 각종 조미료를 아낌없이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혈당 관리에 있어 외식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섭취하는 영양 성분과 그 양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집에서는 밥그릇 크기부터 반찬의 간까지 조절이 가능하지만, 식당의 1인분은 보통 집밥보다 양이 훨씬 많습니다. 더군다나 그 밥은 흰 쌀밥인 경우가 많지요.
게다가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으면 인간의 본능상 과식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찌개나 탕, 면 요리는 탄수화물과 나트륨의 결정체이고, 고기 요리는 포화지방이 과도하게 함유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적 관계를 모두 단절하고 외식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당뇨 외식 대원칙: 덜어내고, 남기고, 까다롭게
당뇨인이 외식을 할 때 첫 번째로 지켜야 할 원칙은 ‘밥 덜어내기’입니다. 식당에 앉아 공깃밥을 받으면 뚜껑을 열자마자 밥의 1/3, 혹은 절반을 과감하게 덜어내세요.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덜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먹다 보면 ‘조금만 더’라는 생각에 결국 한 공기를 다 비우게 되니까요. 이것만 지켜도 탄수화물 섭취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지켜야 할 원칙은 ‘국물 금지’입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국물을 빼놓기는 어렵지만, 찌개나 국의 국물에는 엄청난 양의 나트륨과 재료에서 녹아 나온 당분이 숨어 있습니다. 건더기 위주로 식사하고 국물은 남기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또한 샐러드드레싱이나 돈가스, 탕수육 소스는 반드시 따로 달라고 요청하여 살짝만 찍어 드시는 ‘찍먹’을 생활화하세요.
종류별 식당 메뉴, 이렇게 고르세요
한식은 당뇨 환자에게 가장 추천하는 외식 메뉴입니다. 특히 비빔밥은 훌륭한 선택지지만, 고추장을 절반만 넣고 밥 양을 줄여야 안전합니다. 쌈밥 정식처럼 채소를 풍부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지요. 단, 김치찌개나 부대찌개처럼 맵고 짠 국물 요리는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중식은 사실 가장 피해야 할 메뉴입니다. 짜장면과 짬뽕은 면(탄수화물)과 국물/소스(나트륨, 당)가 결합한 최악의 혈당 폭탄이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면 유산슬이나 팔보채처럼 채소와 해산물이 주를 이루는 요리를 주문하고 식사는 생략하거나 볶음밥을 시켜 밥을 1/3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식과 양식의 경우, 초밥은 밥에 밑간이 되어 있어 혈당을 빠르게 올리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라리 회덮밥을 시켜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파스타나 피자를 먹어야 한다면 식전 샐러드를 반드시 추가해 식이섬유로 위장을 먼저 코팅해 주세요. 소스는 크림보다는 토마토나 오일 베이스가 그나마 낫습니다.
착한 손님이 되려다 병든 환자가 되지 마십시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식당 주인에게 조금 ‘까탈스러운 손님’이 되어야 합니다. “소스는 따로 주세요”, “밥은 잡곡밥으로 바꿀 수 있나요?”, “비빔밥에 참기름은 빼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보통은 잡곡밥으로 바꿔주는 경우는 없죠. 저의 경우는 흰쌀밥인 경우는 아예 빼고 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내 돈을 지불하고 내 건강을 지키는 것은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주는 대로 다 받아먹다가 고혈당으로 고생하는 것보다, 조금 뻔뻔하더라도 내 몸을 챙기는 것이 백배 현명한 처사입니다.
또한, 외식 후에는 ‘반드시 20분 걷기’를 실천해야 합니다. 외식은 필연적으로 평소보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만듭니다. 이를 상쇄할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식후 운동뿐입니다. 식당 문을 나서자마자 집까지 걷거나 근처를 산책하며 “먹은 죄를 운동으로 씻어낸다”는 강력한 동기 부여를 가지세요. 메뉴 결정권을 주도적으로 잡아 쌈밥집이나 샤브샤브 같은 건강한 식당으로 유도하는 것도 고수의 비결 중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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